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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필연성’에 속지 말자

최성남 | 기사입력 2021/11/15 [16:31]

‘사이비 필연성’에 속지 말자

최성남 | 입력 : 2021/11/15 [16:31]

사이비 필연성에 속지 말자

 

정치는 국가 단위로 커진 가정을 관리하는 일과 같다. 둘 다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흥하기도 망하기도 한다. 새로운 국가 수장을 뽑아야 하는 정치 계절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이제 한국만이 아니라 지구촌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국가가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태리, 영국에서 열린 이번 G20 회의와 기후국제회의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앞이나 옆에 자리가 배치되어 국제적인 관리책임이 있다는 위상변화를 보여준다. 가정이든, 국가든, 지구촌이든 리더에게는 필연이라는 주장에 휘둘리지 않고 현실의 팩트(fact)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이데올로기의 종언

다니엘 벨은 1960년에 이 책을 써서 사람들이 이데올로기로 들이미는 필연성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경종을 울렸다. 로베르토 웅거는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사이비 필연성에 속지 말아야 한다며 이데올로기는 사기라고 빗대어 말했다. 폭탄을 품고 자살 테러가 가능한 것도 사후에 천국에서 행복할 것이라는 잘못된 신념체계를 가졌기 때문이다.

리더만이 아니다. 리더를 뽑는 사람들도 특정 정치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있지 않은지 스스로를 점검해야 한다. 정치야말로 이데올로기에서 팩트에 입각한 실용주의로 바뀌어야 한다. 특정 사회질서가 필연적이고 자연적인 결과라는 필연주의적 사고는 가정이나 나라나 지구촌까지 망하게 할 수 있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억압

가장 자연스러운 최소 공동체인 가정이 어떤 이데올로기에 묶여있느냐에 따라 가족들의 정신건강이 좌우된다. 가부장제와 아들 선호사상이 강한 경우, 부인이나 시집 장가까지 간 자녀들을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로 힘들게 한다. 자기 생각이 이데올로기인 줄도 모른다.

한국 정치는 지금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정치적 합당성을 따진다. 제도나 구조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가치를 가지고 투쟁하다 어느 선에서 타협하며 정지된 것이다. 제도나 구조는 절대화되어 경직되지 말고 계속 변화해 가야 한다. 좌우 이데올로기에서 국민이 더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실용적인 능력이 리더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지구촌도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일대일로로 다른 나라들을 억압하며 중국 위주의 패권을 형성해오고 있었다. 이것을 눈치챈 나라들이 중국 고립 작전에 돌입했다. 중화사상이란 이데올로기에 이제는 전체주의를 작동시키며 중국을 정당화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데올로기에서 해방되려면 

인간은 동물과 달리 가치에 따라 행동한다. 절대화되어 자연스러워져 필연성을 획득해낸 이데올로기는 진리로 믿어져 왔다. 정치, 종교, 철학, 심리는 다 이 이데올로기의 자식들이란 한계를 인식해서 이데올로기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그러면 강박이 적어져서 자유롭고 유연해진다.

이데올로기가 체화되어 당연시되면 이데올로기는 안 보인다. 이데올로기를 객관적으로 보려면 거리가 필요하다. 민주주의가 언론의 자유를 중시하는 것도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어 이데올로기 중독을 피하기 위한 거리를 갖기 위해서다. 언론의 자유가 맥락에 기반을 둔 팩트에 입각한 정보 전달이 부족하면 사회가 왜곡된다. 대통령 선거는 특히 객관적 정보가 있어야 올바른 투표가 가능하다. 국민은 언론이 제 기능을 하는지 감시할 정도로 깨어있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정보가 삶이 되는 공부로 성장해서 이데올로기를 분별할 수 있으면 가능하다.

 

정근원(칼럼니스트, 심층심리연구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제1대학 영상학 박사)

e-mail : youngmir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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