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김미령 칼럼] 노인의 경륜과 지혜:실버타임즈
로고

[김미령 칼럼] 노인의 경륜과 지혜

한서하 기자 | 기사입력 2023/08/02 [16:27]

[김미령 칼럼] 노인의 경륜과 지혜

한서하 기자 | 입력 : 2023/08/02 [16:27]
본문이미지   

김미령ㅣ대구대 명예교수, 골든에이지포럼 대표, 한국/재미한인 노년학자 학술회 공동의장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남은 기대수명에 비례한 투표”의 ‘노인폄하성 발언’과 양이원영 의원의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 투표”라는 ‘노인폄하 동조발언’으로 가뜩이나 폭염으로 더위에 지친 국민들의 불쾌지수를 더 높이고 있다. 이러한 노인폄하 발언으로, 많은 노인들이 분노하고 있으며 노인복지전공 학자로서 참 안타까운 심정이다.

 

몇 십년 전에 있던 드라마 제목 “너 또한 늙으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빠른 고령화와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대한민국에서 노인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사회의 지도자들이 불쑥 던지는 노인폄하성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엄청나게 크다. 투표권을 기대수명에 기반해 준다면 성차별, 인종차별, 연령차별 등 차별을 금지하고 없애야 하는 국가의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고 평등에 기반한 투표권이 제한을 받는다면 과거에 서구에서 초기 여성이 참정권이 없고, 경제적, 사회적 지위에 따라 투표권이 주어졌던 반민주국가로의 회귀를 원하는 것인가?

 

나이듦은 아무도 피해가지 못하고 누구나 젊음을 추구하지만 인생은 어느 연령이건 그 나이대로 아름다움이 있다. 나이들면 신체는 노화하지만 연륜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가 없다. 노년기에 한가지 소원이 있다면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으냐”는 질문에 많은 노인들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지금 이 나이가 너무 좋다고... 103세를 사시는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께서 오래전 80대 때 친구들에게 "언제가 가장 좋은 연령이냐" 물었더니 한결같이 제일 행복하고 좋았던 시기가 "60-75세"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이 시기를 “골든에이지”=(황금기)"라고 한다.

 

초보운전자의 시야는 좁지만 숙달된 운전자의 시야는 넓다. 그러므로 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 연령이 증가한다고 재능이 감소하는 것도 창의력이 감소하는 것도 아니다. 노년기에는 인생 경험을 통해 경륜이 쌓이므로 지혜롭게도 된다. 많은 노인들이 창의력도 보여주었다. 박경리선생님은 70세에 대하소설 “토지”를 완성하였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도 70대 후반까지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였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이중초점안경을 발명한 것도 78세, 톨스토이가 부활을 쓴 것도 70대, 피카소도 80대에 창작활동을 하였다. 노인이 되면 반응속도가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지적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2년이면 전체 국민의 20%가 65세 이상 노인으로 이루어지는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되며 2056년이면 인구의 반이 60세를 넘는 노인국가가 되는 상황에서 노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노인에 대해 제대로 정확히 알아야 한다.

 

한국처럼 나이에 민감한 나라는 없는 것 같다. 미국은 이미 “연령이 중요하지 않은 사회(age-irrelevant society)"가 된지 오래다.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에 어디를 보아도 생년은 없다. 우리나라는 주민번호 앞번호인 생년월일이 어디를 가도 따라다닌다. 개인에 따라 신체나이, 심리나이, 사회나이는 다 다를 수 있다. 한 개인도 신체기능의 나이 즉 폐의 나이, 심장의 나이가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과 같이 초고령사회를 맞이하여 바뀌어야 할 것이 “연령이 중요하지 않은 사회”로 노인에 대한 편견을 배제하고 나이로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쓰임받고 인정받으며 경륜과 지혜의 상징이기도 한 백발이 존경받는 사회, 모든 세대가 잘 어우르며 공존하는 국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을 피땀흘려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아 세계 어디를 가도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놓은 산업화, 민주화 세대의 역군인 노인들의 수고와 땀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이동
메인사진
포토뉴스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 2024년 어버이날 행사 진행
이전
1/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