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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령 칼럼] 은퇴는 '직장의 종착'일 뿐 '인생의 시작'이다:실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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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령 칼럼] 은퇴는 '직장의 종착'일 뿐 '인생의 시작'이다

김미령 대구대 명예교수, 골든에이지포럼 대표 

한서하 기자 | 기사입력 2023/04/24 [21:00]

[김미령 칼럼] 은퇴는 '직장의 종착'일 뿐 '인생의 시작'이다

김미령 대구대 명예교수, 골든에이지포럼 대표 

한서하 기자 | 입력 : 2023/04/24 [21:00]

 

김미령ㅣ대구대 명예교수

 

 

내게도 어김없이 은퇴가 찾아왔다. 다른 사람보다 늦게 시작한 출발이라 교수생활 21년 만에 은퇴를 맞이하게 되었다. 마지막 학기는 한 과목을 가르치면서 정들었던 연구실 짐을 정리하는데 마음이 허전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짜피 인생은 나그네라는데, 연구실 정리를 하다 보니 쓰레기더미도 많았다. 이것들을 다 이고 살았구나.

 

현대는 인간수명 100세 시대이고 요즘의 65세는 예전의 중년과 마찬가지인데 OECD국가 중 은퇴연령이 가장 낮은 대한민국이니 법이 바뀌기 전에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미국의 동료교수들은 "아니 벌써 은퇴하냐"고 모두 노년학, 노인복지를 하는 교수들이나 깜짝 놀란다. 미국에서는 100세도 본인이 연구를 계속할 의지가 있으면 가능한데, 노동시장에 박사학위까지 따고 들어오느라 보통의 직장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했으나 65세 은퇴는 인적자원의 낭비인 것 같아 몹시 서운한 생각이 들지만 개인으로는 역부족이다.

 

위기는 호기, 이제 직장으로부터는 자유로운 몸이 되었지만 은퇴는 20년을 반복했던 일상이 깨진다는 의미에서 마음의 허전함이 크다. 다행히 그동안 하고 싶었으나 시간적으로 여의치가 않고 세계에서 가장 초고령화가 빨리 진행된 일본의 초고령화에 대해 배우기 위해 우선 어학이 급선무니 은퇴 한달만에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왔다. 은퇴한 교수님도 공부하냐고 주위의 많은 제자들이나 동료교수들이 놀랐다. 어학원에는 20대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젊어서는 사서 고생을 한다 하지만 모르는 일본어로 강의를 들으며 차례가 되면 그 자리에서 배운 것도 대답을 해야하니 나이든 사람은 순발력이 떨어져 젊은 사람들보다 느리다. 게다가 숙제와 시험으로 고3때처럼 엄청 스트레스를 받아 두통과 위통이 다 생겼다. 박사학위를 딸 때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을 보니 아직 마음은 젊은 것 같다. 노년에 새로운 어학을 배우는 것은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하는데. . .

 

새로운 삶의 도전이 무엇보다 득이 된 것은 은퇴로 인해 잃어버린 일상의 회복이다. 또한 매일 정신없이 수업을 하고 숙제를 하고 시험준비를 하다보니 은퇴한지 한달 만에 내가 교수였는지 잊어버리고 오직 학생 신분에 충실할 뿐이다. 얼핏 머릿속에 든 것이 내가 교수로부터 은퇴한 것이지 인생에서 은퇴한 것이 아니라는 너무나도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노인에 대해 이론으로 가르쳤지만 나이가 들수록 하나씩 깨달으며 살아있는 지식을 몸소 체득하게 된다.

 

첫 인생 1/3은 준비기간으로 고생보따리를 열심히 메고 다녔다. 두번째 인생 1/3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열심히 연구하며 보냈다. 그러한 시간으로부터 강제로 밀려나는 은퇴는 정체성의 혼란과 허전함으로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순간적인 깨달음은 마지막 인생 1/3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이다. 직장으로부터의 은퇴는 인간수명 100세 시대에 아직 할 일이 많은 1/3로 인생에서는 은퇴가 아니라 아직도 현역이다. 일본에는 평생현역이라는 말이 있다. 다시 힘을 받으며 남은 인생 1/3의 아름다운 열매를 위해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앞을 향하여 전진한다. 인생의 은퇴 시 아름다운 열매를 위한 도전과 성취를 위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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