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노인 도로횡단 4원칙’을 아십니까 

설재훈 / 박사·비전제로 코리아 컨설팅 대표·한국교통연구원 전 부원장

최근 서울 이태원에서 핼러윈 데이에 발생한 참사로 인하여 156명의 많은 젊은이들이 사망하여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경찰청 교통사고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21년 기준으로 연간 1,295명에 이르러서, 이태원 참사보다 8배 이상의 많은 인원이 사망하고 있다.

13세 미만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지난 1990년 1,537명에서 2021년 23명으로 98% 이상 감소한 반면에, 노인 사망자수는 1990년 2,151명에서 2021년 1,295명으로 감소율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이처럼 많이 발생하는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주로 보행 중에 발생하는데, 2020년 기준으로 노인 보행자 사망자수는 628명에 이르고 있어서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그 중 대다수가 노인의 도로 횡단 중에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려면 노인 보행자 사망자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고, 노인 보행자 사망자수를 줄이려면 도로 횡단 중의 노인 사망자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노인들이 안전한 도로 횡단 원칙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 1] 노인 및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수 추세

노인 도로횡단 4원칙은 어떤 내용인가 

우리나라 경찰청 및 교육부는 어린이의 안전한 도로횡단을 위하여 ‘어린이 도로횡단 5원칙’을 제정하여 각 초등학교 정문 앞에 게시판을 설치하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안전한 도로횡단 5원칙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우선 멈춘다 : 어린이가 움직이는 상태에서는 교통상황을 확인하기 어렵다.

② 본다 : 도로 좌측과 우측을 보고 차가 멈춘 것을 확인한다.

③ 손을 든다 : 내가 건널 것임을 운전자에게 알리고 준비할 시간을 준다.

④ 확인한다 :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며 차가 멈춰 있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⑤ 건넌다 : 손을 들고 운전자나 차를 보면서 안전하게 건넌다.

위와 같은 간단한 내용을 우리나라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고 익히게 함으로서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그 동안 98% 이상 크게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지만, 위와 같은 어린이 도로횡단 5원칙을 65세 이상 노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적합하지 않다.

특히, 위에 나오는 어린이를 위한 안전한 도로횡단 5원칙에서 ‘③ 손을 든다’는 키가 작은 어린이에게는 적절한 내용이지만, 어린이가 아닌 노인에게 길을 건널 때 손을 들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노인 보행자를 위한 안전한 도로횡단 원칙은 위에서 ‘③ 손을 든다’를 삭제하고 아래와 같이 ‘노인 도로횡단 4원칙’을 제시할 수 있다.

① 우선 멈춘다 : 보행자가 움직이는 상태에서는 교통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길을 건너기 전에 우선 멈춘다.

② 본다 : 도로 좌측과 우측을 살펴보며 달려오는 차가 있는지 본다.

③ 확인한다 :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며 차가 멈춰 서거나, 차가 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다.

④ 건넌다 : 운전자나 차를 보면서 안전하게 길을 건넌다.

우리나라의 모든 경노당과 노인정에 위와 같은 ‘노인을 위한 안전한 도로횡단 4원칙’을 게시판이나 벽보 형태로 붙여 놓고, 드나드는 노인들이 내용을 익히고 실천하도록 유도한다면, 연간 1,295명에 이르는 많은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이와 같은 간단한 내용의 교육과 실천으로 방지할 수 있다.

①우선 멈춘다 ②본다 ③확인한다 ④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