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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물] 팝 아이콘 '코코 리' 사망으로...중국 내 정신 건강 논의 촉발:실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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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물] 팝 아이콘 '코코 리' 사망으로...중국 내 정신 건강 논의 촉발

한서하 기자 | 기사입력 2023/07/11 [07:18]

[세계인물] 팝 아이콘 '코코 리' 사망으로...중국 내 정신 건강 논의 촉발

한서하 기자 | 입력 : 2023/07/11 [07:18]

▲ 팝 가수 코코 리의 죽음이 중화권 국가에 충격을 안겼다. / BBC



팝 아이콘 '코코 리'가 사망했다.

 

코코 리의 언니 캐롤과 낸시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따르면, 코코 리는 지난 주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48세였다.

이들은 코코 리가 최근 몇 년 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홍콩 출신의 미국 가수 코코 리는 중국에서 더욱 유명하다. 무대 위와 대중 앞에서 열광을 이끌어내던 에너지와 멋진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였다. 지난 5일 늦은 저녁 비보가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믿을 수가 없다. 코코 리는 항상 노래하고 춤추고 웃는 것을 좋아했던 햇살 같은 여자였다"는 댓글이 3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대체 이 세상에 행복한 사람이 있기는 한가?"라는 또 다른 인기 댓글이 달렸다.

애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유족이 언급한 정신 건강 문제에 주목했다.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우울증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우울증 진단", "우울증 증상" 등의 해시태그가 급증하고 중국 관영 언론 CCTV, 인민일보, 차이나데일리 등 매체에서는 우울증과 정신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콘텐츠를 내놓았다.

상하이뉴욕대학 사회학 조교수 지아 미아오 박사는 "사람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빠르게 증가 중이지만 이에 대응할 의료 체계가 아직 불완전하다. 이번 사건에서 중국이 직면한 위기 상황의 전조가 보인다.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은 중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오명을 지니고 있다. 정신 질환을 뜻하는 중국어 단어 "징셴빙"은 미친 사람을 비하하는 단어 '셴징빙'과 비슷하게 들린다.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항상 미친 사람으로 치부됐다.

소셜 미디어 계정 "우울증 연구소"의 운영자 케 렌에 따르면 중국 환자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한다.

 

 

▲ 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거주하는 7명 중 1명이 살면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정신 장애 질환을 앓는다. / BBC



렌은 "우리는 '누군가가 학교에서 성적이 나빠서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는 등의 말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볼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15년 동안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인이 받는 압박도 커졌다.

상하이뉴욕대학의 미아오 박사는 "학교 및 직장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인들이 지쳐가고 있으며 정신 건강 문제가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이런 문제를 인지하면서 가족이나 친구에게 경험을 공유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는 의지가 강해졌다. 이로 인해 이 주제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중국의 우울증 인구 급증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2019년 발표된 중국 정신 건강 조사 내용에 따르면, 중국인 7명 중 1명이 일생 동안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

성공한 유명인도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2015년 기사에서 기술 대기업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는 한때 심한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술 기업 '소후'의 창업자 장차오양은 과거 우울증 경험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극도로 엄격했던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팬데믹 그 자체도 사람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미아오 박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정신 건강 문제가 증가했다. 소득 문제, 구직 문제 등 사람들의 불안은 항상 있어 왔으며 그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후난성 유명 관광지에서 젊은이 4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건은 중국에서 정신 건강과 사회적 압력에 대한 격렬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중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아오 박사는 현재 학교 및 대학에 정신 건강 상담사가 의무적으로 배치돼 있으며, 대도시에서는 지역 사회 차원에서 노인들의 정신 건강을 돌볼 사람이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관영 매체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중국 내 정신과 의사는 2021년 말 기준 6만4000명에 불과했다.

미아오 박사는 "사회적 인식이 빠르게 제고되는 속도에 비해 중국 내 정신 건강 질환의 측면에서 진단과 치료는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한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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