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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산책] 줬으면 그만이지:실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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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산책] 줬으면 그만이지

한서하 기자 | 기사입력 2023/05/14 [14:04]

[장서산책] 줬으면 그만이지

한서하 기자 | 입력 : 2023/05/14 [14:04]

 

 


책 표지 사진 속 희미한 어느 노인의 뒷모습이 인상적이다. 뒷모습의 주인공은 김장하(79, 호 남성南星) 선생이다.

 

『줬으면 그만이지』는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선생을 취재한 기록이다.

 

김장하 선생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중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하고 한약사로 성공해 대단한 부를 일군 인물이다.

 

20대 젊은 시절부터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남몰래 장학금을 주었다. 지금까지 선생의 장학금을 받은 사람이 1000명을 웃돈다고 한다.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세운 사학 명신고등학교는 자리를 잡자마자 바로 국가에 헌납했고, 필생의 사업이었던 한약방을 접을 때도 30억 원이 넘는 자산을 국립경상대에 기부했다.

 

전직 기자 김주완 작가는 허락받지 않은 취재를 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30년 동안 기자로 살았지만 이토록 많은 이들로부터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취재 협조를 받은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선생은 평소 "똥은 쌓아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뿌려 버리면 거름이 돼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눠야 사회에 꽃이 핀다"라고 말했다.

 

선생은 장학생들에게 "나에게서 받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나에게 갚으려 하지 말고 대신 다른 사람에게 베풀라"고 했다. 진정한 '어른 김장하'다. 

 

 

《책 소개 : 교보문고》

 

“이만큼 베푼 사람은 많지만
이만큼 드러내지 않은 이는 없다”

20대 중반부터 50년 넘게 이어온
기대 없이 베풀고 대가 바라지 않는 삶
선한 영향력 절로 넓혀가는 김장하 바이러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삶을 가능하게 했을까

취재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김장하 선생의 허락을 받았느냐”는 말이었다. 하지만 선생은 허락한 적이 없다. 선생은 그동안 형평운동기념사업회를 비롯한 여러 공적인 단체에 몸을 담고 공적인 활동을 해왔다. 따라서 선생은 공인(公人)에 준(準)하는 인물을 취재하겠다는데, 그것까지 못하게 막을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인터뷰도 한 적이 없다. 찾아오는 사람을 냉정하게 내치지 못하는 선생의 약점(?)을 공략했을 뿐이다. 그리고 많은 분이 자연스럽게 선생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셨다. 그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2021년 11월 엠비씨경남 김현지 피디로부터 함께 취재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덕분에 내가 아예 접근하지 못했거나 놓쳤을 것들을 얻어 건진 것도 많았다. 특히 김현지 피디와 강호진 촬영감독, 차선영 작가의 기획력과 섭외력, 취재현장의 순발력에 덕본 게 많다.


‘100명의 김장하, 1000명의 김장하’를 취재 과정에서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도 기쁨이었다. 하남칠 교장은 ‘장학금 돌려주기’ 차원에서 모교 학생들에게 오랜 세월 매년 장학금을 주고 있었고, 본문에 등장하진 않지만 명신고 출신 건축가 박범주(1970~) 씨도 문화예술계에 든든한 후원자로 김장하를 닮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에 등장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등장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도 이미 ‘김장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많았다. 이런 선순환이 돌고 돌아 김장하 선생이 꿈꾸는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취재 과정에서 김현지 피디는 만나는 사람마다 “김장하 선생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생불’ ‘보살’ ‘의인’ ‘진정한 어른’ ‘이 시대의 예수’ ‘든든한 뒷배’ ‘시민운동의 비빌 언덕’ ‘호의(好義)와 경의(敬義)의 표본’ ‘남명 조식 선생 같은 분’ ‘모든 것을 품어주는 호수’ 등 다양한 표현이 나왔다.
그런데 내가 가장 공감했던 표현은 ‘이 시대의 강상호 선생’이었다. 극단현장 고능석 대표가 한 말이었다. 대중적으로 강상호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방송용으로는 별로였겠지만, 호의호식할 수 있는 부자임에도 자신의 재산을 털어 세상의 가장 천대받는 사람들 편에서 평등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앞장섰다는 점에서 가장 닮은 두 사람이었다.

 

한서하 기자 silvertimes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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