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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 아버지와 장성한 자식이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최성남 | 기사입력 2022/05/18 [19:33]

노인인 아버지와 장성한 자식이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최성남 | 입력 : 2022/05/18 [19:33]

노인인 아버지와 장성한 자식이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30~50년 전 아버지에 대해 가졌던 이미지는 지금과 아주 다르다. 수많은 신자들을 대하는 황창연 신부는 예전과 달라진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강연을 한다. 예를 들면, 환갑잔치를 하며 아버지의 만수무강을 빌던 맏이는 줄줄이 아이를 낳던 그 시대에 아버지가 살아계셔야 동생들을 먹여 살리며 가장의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환갑잔치를 했다고 한다. 알고보면 생존의 불안을 해결하는데 목적을 두고 도덕, 윤리, 관습, 사회 구조와 법이 만들어졌다. 매슬로우란 심리학자는 욕구의 5단계 설에서 생존 욕구가 가장 근본이라고 하였다. 생존은 생명체의 근원적인 불안이다.

생명체의 가장 큰 불안인 생존법에 따라 아버지와의 관계도 달라진다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생존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동물 세계를 찾아보면서 동물들의 아버지와 자식 관계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인간도 생존법이 수렵사회, 농업사회, 유목사회, 산업사회의 정도에 따라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도 다르게 변해왔다.

한국의 행복 순위는 176개국 중 102등이다. 물질적으로 풍요한데 불행한 아버지와 자식들이 많다는 뜻이다. 노인 전문가들 중에는 한국의 노인들이 자식에 대한 무한 책임을 말하면서 다 큰 자식들에게서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적인 부모들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관심이 부담이거나, 이런 정서를 이용해 아버지에게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혈연이 중심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 가족이 되는 소셜 페밀리(social family)에 대해 제안을 하는 영화들도 있다. ‘가족의 탄생이나 고령화 가족등이다. 기존의 가족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이 영화들은 혈연 중심의 가족도 또 하나의 이념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어린이, 부모, 어른 자아가 있다

도덕, 윤리, 관습, 법 등 문명 이전에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무엇인지 근원에서부터 생각해 보아야겠다. 심리이론 중에는 모든 인간은 내면에 어린이, 부모, 어른 자아를 가진다고 한다. 아이들도 부모처럼 가르치려 들고, 합리적이지 않으면 화를 내며, 어린이로서 보호 받으려고 한다. 어른도 마찬가지로 세 가지 자아를 다 사는 게 자연스럽고 행복하다고 한다.

과연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농업사회는 전체의 생존을 위해 통제가 필수적이었다. 개인으로 생존이 가능한 사회가 되어갈수록 사회적 통제는 약화되고 위에 소개한 세 가지 자아를 다 살아낼 수 있는 사회가 되어간다. 젊은이들이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을 하는 것도 생존 조건에 따라 의식이 바뀐다는 마르크스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아버지와 자식의 소통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아버지와 좋은 관계를 란 문명의 산물로 요구하기 힘든 사회가 되었다. 인간의 세 자아를 나누면서 사랑을 주고받은 행복한 기억이 쌓여서 사랑의 잔고가 많아야 한다. 한국의 노인들은 생존을 위해 휴일조차 없이 온종일 직장에서 살다시피 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사정을 잘 모르면 자식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오해할 수 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인생이 허무해진다.

이럴 때 아버지는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아버지에 대한 오해로 차가워진 자식의 마음이 녹아내린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인 결핍감이 문제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제와서 무슨 사과를 하느냐는 건 문제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다. 위에 소개한 세 개의 자아를 살아내는 건 가장 친한 친구관계일 때 가능하다. 아버지와 자식이 절친같이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부모자식 관계를 한 차원 높여 승화시키는 것이다.

 

정근원(영상학 박사, 대중교육가) http://blog.naver.com/youn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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