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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두 칼럼] 이 시대의 효,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실버타임즈

[김종두 칼럼] 이 시대의 효,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

2022-06-14     최성남

 

이 시대의 효,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 [ I ]

 

 김종두 / 효학박사 . 한효총 사무총장 

 

 

 

이 시대의 효,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  [Ⅰ]

 김종두(효학박사,한효총사무총장)

<<  1. 혈연중심의 가정윤리, 관계중심의 하모니 윤리  >>

‘효를 해석(解釋)한다.’는 의미는 ‘효에 담긴 뜻을 밝히거나 기교적(技巧的)으로 이행하는 것’, 또는 ‘효에 대해 어떤 의미나 의도를 가진 것으로 이해하거나 판단하는 것’을 뜻한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가정을 보금자리로 부모형제와 이웃, 스승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을 주고 받으며 성장한다. 그래서 가족사랑과 가정윤리로 작용하는 가치이자 덕목을 효라 했으며, 오랜 세기 동안 인륜질서의 근본으로 여겨 왔다. 이런 이유로 효를 바르게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일이 더욱 중요함에도 효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일은 안타깝게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중학교의 도덕과목, 고등학교의 윤리와 사상이라는 과목에 약간 다루는 정도이다.

다행인 것은 근래 효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효행장려법(2007)’과 ‘인성교육진흥법(2015)’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효행장려법 제 2조에 “효란 자녀가 부모 등을 성실하게 부양하고 이에 수반되는 봉사를 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어서 효를 해석하는데 혼란을 주고 있다. 이 표현은 엄밀히 말해서 ‘효도’에 관한 것이지 ‘효’를 정의한 것이 아니며, 더욱이 ‘공경’과 ‘사랑’ 대신에 ‘부양’과 ‘봉사’를 넣은 것은 효의 기본정신과 배치된다. 이렇게 잘못 전해지다 보니 인성교육법의 핵심가치 및 덕목 중에서 효는 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근한 예로 모 대학교수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인성교육진흥법 8대 덕목 및 가치 중에서 ‘효’는 빼야 한다.”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한바 있었으나, 효단체연합회의 강력한 항의로 철회하였고, 비슷한 시기에 국회의원회관에서 있었던 ‘군대 인성교육의 혁신과 내실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직업군인 출신의 교수 또한 “군대인성교육에서는 ‘효’와 ‘예’는 배제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주제발표로 인해, 현재 국방부 인성교육 지침에 ‘효’가 빠져 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효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한 데서 오는 현상이다. 따라서 필자의 경험을 통해 “효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적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필자가 효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로 기억한다. 유달리 효를 강조하시던 담임 선생님 덕분이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버스도 안 다니며 도서관도 없는 작은 학교였다. 당시 담임이셨던 황의재 선생님은 5키로 정도 떨어진 읍내에서 자전거로 동화책을 빌려다가 매주 화요일 방과 후에 읽어주시곤 하셨는데, 우리는 그 시간이 매우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효를 강조하기 위해 선택하신 그날의 동화는 “나무꾼과 선녀”였다. 다 읽어주시고 나서 선생님은 “나무꾼은 효자다. 늙은 어머니가 원하신 바를 들어드리기 위해 고심하던 중 사슴의 도움으로 여인을 만나 혼인을 할 수 있었고, 귀여운 세 손주를 안겨드렸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부모님이 원하시는 것을 잘 받들어 드려야 한다.”는 요지의 설명이 있었다. 우리들은 당연히 ‘나무꾼’을 효자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이 받아들였다.

필자는 그 후 중학생이 되고, 아버지가 우리집 사랑방에 서당(書堂)을 앉히면서 『동몽선습』, 『계몽편』, 『천자문』, 『명심보감』 등을 배우게 되었고, 서당 선생님 역시 효를 강조하면서 관련 사례로 ‘나무꾼’, ‘심청’, ‘손순’, ‘향득’ 등의 얘기를 해주셨다. 그 후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효에 대한 교육을 받은 기억은 없다. 그러나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새벽신문을 돌릴 때와 수업 마치고 독서실로 돌아오는 시간이면 늘 부모님 생각에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섬 집 아기’, ‘고향에 봄’ ‘오빠생각’ 등을 하모니카로 부르면서 위안을 삼곤 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선택한 곳이 육군 3사관학교였다. 사관학교 시절은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치면서 부모님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장교가 된 이후 고향을 떠나 생활하는 장병들의 마음도 그럴 것으로 생각하고, 부하장병들에게 “여러분의 군생활은 부모님께 걱정시키지 않고, 기쁨을 드리는 생활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로 처음 시작한 효교육이 훗날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시절로 이어져 무사고 부대를 육성할 수 있었고, 필자가 군대 효교육 전문가로 소문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기로 효는 부모와 자식이 서로 하모니를 이루려는 데서 시작한다고 본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과 부모에게 받은 은혜를 보답하려는 자식의 마음이 하모니를 이루는 상태인 것이다.

가정에서의 하모니가 이웃과 사회, 나라와 자연과의 하모니로 확대되는 동심원(同心圓)과 친친애인(親親愛人)의 원리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의 효는 이를 바탕으로 ‘혈연중심의 가정윤리’에서 ‘관계중심의 하모니 윤리’로 해석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