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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개혁 최대 수혜자는 기성세대 아닌 젊은 세대

최지정 기자 | 기사입력 2026/09/05 [11:01]

연금 개혁 최대 수혜자는 기성세대 아닌 젊은 세대

최지정 기자 | 입력 : 2026/09/05 [11:01]

연금 개혁 최대 수혜자는 기성세대 아닌 젊은 세대

    국민연금 의무 가입 연령 상향이 최우선 과제 크레딧은 확대하되 비용은 연금이 아닌

  세금으로 15% 인상과 기금운용 수익율 6%대 확보, 재정 안정 핵심 기초연금 하위 70%에     서  하향 조정으로 혜택을 두텁게

 

■재정 안정성, 실제로 얼마나 개선됐 나? 연금보험료율 인상은 분명 기금 고갈 시점을 뒤로 미루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번 개혁 하나로 재정 문제가 완결됐다 고 보기는 어렵다. 연금 재정은 매 재정 계산 주기마다 점검하고 보완해 가야 하 는 지속적 과정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완전한 개혁이 아니라고 해서 이번 개혁의 의미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 다. 중요한 것은, 개혁 논의가 진행되던 시점과 비교해 재정 안정화의 여건 자 체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2025년 국민연금기금은 설치 이래 최고 수준인 18%대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하 며 적립금 규모를 크게 늘렸다. 재정계산 에서 가정했던 장기 기대수익률을 웃도 는 성과가 2026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기금 소진 시점은 추가로 늦춰지고, 다 음 세대가 짊어질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 었다. 보험료 조정과 기금 운용 성과 개 선이 맞물리면서, 개혁 당시 우려했던 것 보다 재정 안정화의 가능성은 한층 커졌 다. 다만 이 흐름을 낙관에 그치지 않게 하려면, 이번 개혁을 지속가능성을 꾸준 히 높여가는 연속적 개혁 과정의 한 단계 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청년세대는 왜 부담만 늘었다고 느끼는 가? 청년세대가 느끼는 억울함에는 분명 근거가 있다. 보험료 인상은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돼 지금의 2030세대가 앞으로 수십 년간 고스란히 짊어지는 반 면, 소득대체율 인상 혜택은 이미 수급을 앞둔 기성세대에게도 돌아간다. 부담의 청구서는 지금 받았는데 혜택의 영수증 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는 느낌이 불신 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 이 있다. 필자의 추산에 의하면, 이번 개 혁 이후에도 청년세대의 연금수익비 (낸 보험료 대비 받게 될 급여의 비율)는 여 전히 1.5배 (평균소득자) 수준으로, 자 신이 낸 것보다 훨씬 많이 돌려받는 구조 가 유지된다. 즉 청년세대가 ‘손해 보는 개혁’을 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매우 유 리한 조건 위에서 보험료율만 현실화된 것이다. 무엇보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이번 개혁의 목적이 기성세대의 급여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보험료율을 조정하고 재정 기반 을 다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지금의 청 년세대가 은퇴할 시점에도 국민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지속가능 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개혁의 최종 수혜 자는 기성세대가 아니라 청년세대이며, 그 점을 정책 설명 과정에서 훨씬 더 분명 하고 반복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역할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필자는 오래전부터 기초연금 도입을 주장해 온 입장이지만, 현행 구조가 자리 를 잡은 지금은 두 제도를 굳이 구조적으 로 다시 뜯어고치기보다 각자의 역할에 맞게 운영 방식을 손질하는 편이 현실적 이라고 본다. 국민연금은 현재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 손 봐야 할 쪽은 기초연금이다. 현재 기초연금은 원칙적으로 소득 하 위 70% 어르신에게 정액으로 지급되는 구조인데, 이는 국민연금을 통해 이미 어 느 정도 노후소득을 확보한 계층과 국민 연금 가입 이력이 짧아 노후 대비가 취약 한 계층을 함께 아우르다 보니, 정작 가 장 절실한 저소득층에게는 지원이 상대 적으로 얕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기초연금의 존재 이유는 국민연금만 으로는 최저 노후소득을 확보하지 못하 는 취약계층을 두텁게 뒷받침하는 데 있 다. 그렇다면 대상자 범위를 전체 노인 의 70%로 넓게 유지하기보다는, 지급 대상은 다소 좁히더라도 소득 하위 계 층일수록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하는 방 식으로 재설계하는 것이 옳다. 즉 기초 연금을 ‘보편적 정액 지급’에서 ‘저소 득층 집중 지원’으로 전환해, 국민연금 이 못 미치는 부분을 기초연금이 더 두 텁게 메워주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출산·군복무 크레딧 확대, 비용은 누 가 부담해야 하나? 출산과 군복무는 개인의 선택이자 의 무이지만, 동시에 사회 전체가 그 혜택을 나눠 받는 행위다. 저출산 국면에서 출산 크레딧을 확대하고, 병역의 의무를 다한 이들에게 가입 기간을 인정해주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이 비용을 국민연금 기금, 즉 다른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로 충당하는 것은 원리에 맞지 않는다. 크레 딧은 사회정책적 목적을 위해 국가가 개 인의 연금 가입 이력을 보정해주는 제도 이므로, 재원은 마땅히 일반재정, 즉 세 금에서 나와야 한다. 지금처럼 크레딧 비용의 상당 부분을 기금이 떠안는 구조 가 계속되면, 그 부담은 결국 보험료를 내는 청년세대에게 전가된다. 크레딧을 확대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국고 지원 확 대를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수익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2025년 국민연금기금은 기금 설치 이 래 최고 수준인 18%대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 매우 고무적인 성과이지만, 이를 일회성 호황으로 소비해서는 안 된 다. 관건은 이 성과를 우연이 아니라 실 력으로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금운용 인력의 전문 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국내 시장에 쏠려 있는 자산 배분을 해외주식을 포함 한 해외투자를 점진적으로 넓혀가는 것 이 필요하다. 국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 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해외투 자 비중 확대는 수익률 제고뿐 아니라 시 장 안정성 측면에서도 요구된다. 다만 수익성만을 좇아 무리하게 위험 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굴리는 기금인 만큼 수익성과 안정성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결국 핵심은 전문성과 분산투자 역량을 꾸준히 쌓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초과수익을 내는 체질을 만드는 것이다. 수익률을 1%포인트만 끌어올려도 그 재정 효과는 보험료율 인상 못지않다는 점에서, 기금운용 역량 강화는 재정 안정 화의 또 다른 축이다.

 

■ 다음 개혁에서 가장 먼저 법제화해야 할 것. 그렇다면 다음 개혁에서 가장 먼저 손 대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필자는 국민연 금 의무가입연령 상향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싶다. 현재 59세까지인 의무가입연 령을 64세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고, 이에 발맞춰 법정 정년도 함께 상향 조정해야 한다. 평균수명이 늘고 실질 은퇴연령이 늦어지는 흐름을 감안하면, 가입 기간을 늘려 보험료를 더 오래 납부하도록 하는 것은 소득대체율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다. 다만, 이는 정년 연장 및 노동 시장 정책과 함께 가야 하는 만큼, 법정 정년 상향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번에 13%로 정해진 보험료율을 15%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더 올려가는 로드맵에 대한 국민 공감대 를 확보해나가야 한다.

 

연금보험료율 15%로의 상향 조정과 최근 3년간의 국민연금의 예상을 뛰어 넘었던 초과수익률에 더하여 매년 6% 수준의 운용수익율 확보가 이루어지면, 국민연금의 기금 소진 연도는 2090년대 까지 늦추어지는 것이 가능하다. 즉, 현재 20대가 평균수명까지 살아 있는 동안에 적립기금이 유지된다는 것 이므로 청년세대의 국민연금 불안을 해 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곧 시 작되는 2028년의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2025년 개혁에서의 불완전성을 보완하 는 방안으로 정중동하면서 재정 안정성 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연금 개혁 최대 수혜자는 기성세대 아닌 젊은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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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하교수(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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