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처럼 소처럼'
최지정 기자 | 입력 : 2026/01/10 [16:11]
'말처럼 소처럼'
배연국 소확행아카데미 원장
'붉은 말의 해’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았다. 병(丙)은 어둠을 밝히는 불과 태양을 상징한다. 오(午)는 동물 ‘말’을 가리키는 동시에 태양이 작열하는 정오를 의미한다.
흔히 병오년은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펼치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라고 한다. ‘붉은 말’의 등에 올라타고 질주하듯이 자신의 계획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말을 타고 빨리 달리면 낙상하는 것처럼 자기주장과 기운이 과하면 충돌과 갈등이 일어나기 십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성난 말을 제어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말과 소는 헤엄을 무척 잘 친다. 수영 실력에선 말이 한 수 위이다. 두 녀석이 저수지에 빠지면 말이 소보다 거의 두 배나 빠른 속도로 헤엄을 쳐서 바깥으로 나온다. 그런데 홍수가 나서 강물에 빠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소는 살아서 나오지만 말은 익사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말은 자신의 수영 실력만 믿고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다 결국 힘이 빠져 죽고 만다. 반대로 소는 그냥 물살에 떠내려가면서 조금씩 바깥으로 헤엄치다 강기슭으로 엉금엉금 기어 나온다. 여기서 나온 말이 우생마사(牛生馬死)이다.
말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습성에서 보듯이 종종 교만을 상징한다. 교만의 교(驕)를 보면 ‘말 마(馬)’와 ‘높을 교(喬)’로 이루어져 있다. 옛날에 말은 부와 권력을 나타내는 증표였다. 높은 말 등에 앉은 사람은 세상을 발아래로 내려다보게 된다. 그것이 교만이다.
우리 일상을 보면 다들 너무 바쁘게 산다. 수첩에 빼곡히 일정을 채운 채 밤낮으로 뛰어다닌다. 마치 질주하는 말의 모습과 같다. 잠시 말을 멈추고 삶을 사유하자. 내가 말 등에 올라 거들먹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강물을 거슬러 헤엄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자.
말의 해를 맞아 잠시라도 말에서 내리자. 가끔은 소를 타고 세상을 보자. 소처럼 느릿느릿 멈추지 않고 나아가면 천 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빠른 말과 느린 소,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의 자세가 필요하다. 뜻은 말처럼 빠르고 웅대하게, 행동은 소처럼 느리고 우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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