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최지정 기자 | 입력 : 2024/12/02 [16:10]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칼럼니스트/海垣, 이경국)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어찌 안톤슈낙 에게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왠지모를 슬픔같은 것에 젖어 드는 일들이 무진 많다.
가을걷이 후 혼자만 덩그러이 밭에 서 있는 수숫대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어느날 늘 그렇게 제 자리를 버티고 서 있는 빗자루와 쓰레바뀌도 우리를 슬픔으로 밀어 넣을 때가 있다.
떠나간 연인을 까맣게 잊고 있는데 남가일몽 처럼 잠시 낮잠에 보이는데 그 모습이 애틋하니 이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요람때는 24시간을 안기어 살았는데 떠나고 계시지 않는 부모의 기일에도 슬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모습은 짐승을 닮아가니 적잖이 슬픈 일이다.
하는 짓마다 윽박지르며 나라살림을 거덜을 내고서도 악을 쓰는 정치인 들은 슬픔을 넘어 통곡을 하게 만든다.
더구더나 눈만 뜨면 탄핵이나 특검에 중독이 된 자들의 독한 모습을 보면 통곡보다 기절하고 싶다.
몸은 여기서 살면서 마음은 북에 있어 북향재배에 미쳐있는 자들은 主敵이 숭배의 대상이라니 부메랑으로 싹쓸이를 당하면 이는 슬픈 일이 아니고 30년 체증이 내려가는 후련함 일 것이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데 서로가 도끼 눈을 뜨면서 情婦에만 눈독 들이는 현대인의 가정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잉꼬 연애인의 무뉘만 부부인데 바깥에서의 연기는 탁월하다. 집안에서는 딴방 살림으로 식사도 각자하는 모습은 우리를 여간 낭패스럽게 하질 않는다.
어디에 점이 있는지 샅샅히 알고 있는 몸이 부부인데 뱃살의 주름조차 모르고 지내는 아날로그 시대로 살아가니 이 또한 우리들을 여간 슬프게 하지 않는다.
쪽집게로 서로 흰머리를 뽑아 주면서 안타깝게 생각한 부부심은 천리 먼길 도망가고 흰머리 염색도 따로 하는 껍데기 부부는 더더욱 우리를 슬픔으로 몰아간다.
옥식기에 쌀밥을 담아 아랫목에 넣어두고 대문까지 나와서 기다리던 신혼의 꿈은 어디로 가고 퇴근을 하여도 침상에서 거들떠 보는 촌수가 십팔촌이 넘는 듯한 부부는 우리를 까무라치게 한다.
산행을 할 때 부부는 앞뒤로 걸어가나 연인은 옆에서 바짝 붙어서 걷는다. 대화도 없이 가면 부부다. 그러나 속삭이면서 간다면 연인나 情人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들만으로만 가득차 있다는 말일까? 그러하지는 않다.
고향생각에 눈물을 적시거나 부부중 한 사람이 중병으로 입원 하면 잠을 설치면서 눈이 붓게 우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아직까지는 긍정의 요소가 많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필자가 쓴 <우리를 슬프게 하는 사례>에 해당이 된다면 죽을 힘을 다하여 12월 동안 개선을 바라는 마음에 두서 없이 적어 본 것에 불과함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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